삼차신경과 냄새
혹시 암모니아 냄새처럼 코끝을 찌르는 냄새 좋아하는 사람 있어?
왜 그 냄새를 싫어했는지 궁금했던 적 없어?
그게 화장실 냄새라서? 구린내라서?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어.
우리는 그 냄새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 냄새가 우리 뇌를 자극하는 방식 때문에 싫어한다는 거야.
그래서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이야.

삼차신경은?
삼차신경은 얼굴과 두개골 주변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야.
후각 신경과는 별개로, 특히 자극적인 화합물을 감지할 때 활성화되지.
고추냉이 냄새를 맡거나 양파를 자를 때 눈물이 나는 것도 삼차신경이 자극받았기 때문이야.
이 신경은 단순히 냄새 맡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
삼차신경을 자극하면, 우리 몸에 “위험!”이라는 경고 신호를 보내거든.
그래서 불쾌감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그 냄새를 피하게 되는 거야.
삼차신경을 자극하는 냄새
매운 고추냉이, 강한 암모니아 냄새, 페퍼민트의 쨍한 시원함 모두 삼차신경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냄새들이야.
예를 들어, 페퍼민트를 맡으면 그냥 냄새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 시원한 감각은 삼차신경 덕분에 느껴지는 거거든.
강렬한 냄새가 코와 인후의 신경을 자극하면 이 신호가 뇌로 전달되고, 뇌는 그 자극의 강도와 성격을 분석해 반응을 만들어 내.
강렬한 냄새, 다 싫을까?
근데 재밌는 건, 강렬한 냄새가 항상 불쾌한 건 아니라는 거야.
트러플 같은 냄새를 처음엔 싫어하다가 나중엔 좋아하게 된 적 있지 않아?
이건 삼차신경이 단순한 경고 신호만 보내는 게 아니라, 후각과 결합해 복합적인 감각 경험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야.
그래서 누군가는 발효된 치즈나 강한 향신료 냄새를 싫어하지만, 누군가는 그걸 즐기기도 해.
이걸 활용하면 뭐가 가능할까?
삼차신경의 작용을 알게 됐으니, 그걸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알아볼까?
향수나 캔들 같은 제품에서 삼차신경을 살짝 자극하면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향을 만들 수 있어.
샤넬 N°5에 들어간 알데하이드 같은 향료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거든.
또 데카날 및 운데카날 알데하이드는 시트러스의 날카로움을 연상시키고, 도데카날은 왁스와 비누 느낌을 주는 편이야.
삼차신경 자극은 향수의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존재감을 만드는 데 기여해서 단순한 냄새 이상의 경험을 선사해.
대표적인 삼차신경 자극 향료로는 멘톨, 유칼립톨 등이 있어.
이들 향료는 코점막을 통해 삼차신경을 직접 자극하면서 동시에 후각과도 상호작용해서 매운맛이나 시원함, 따뜻함 같은 감각을 느끼게 해.
이런 삼차신경 자극은 과하면 독이 될 수 있어서, 미묘하게 사용해 독특한 매력을 만들 수 있어.
그 균형을 잘 잡은 향수가 대체 불가 중독의 아이콘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뭔가 무난한 건 끌리질 않는단 말이지. 나쁜 남자가 매력 있는 것처럼.😁
결국 우리가 냄새를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건 단순한 후각의 문제가 아니야.
삼차신경이 어떻게 자극되고, 뇌가 그걸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감각이 완성되는 면이 있어.
다음에 강한 냄새를 맡게 되면, 삼차신경도 생각해 줘. 내 취향일지 아닐지 판단하는 데 유용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