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향이 알고 싶다 | 우디 탐구하기
안녕하세요. 초루짱입니다.
구독자 여러분들 잘 지내고 계시는가요?
이제 11월이 다가오는데 어쩜 이리 외출하기 좋은지 모르겠네요.😊 이제 곧 추워지려고 하는데 그 전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담으시는 하루가 되길 바라요.
Woody
오늘 이야기할 노트는 우디(woody)입니다.
가을과 겨울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우디 노트는 향기 부분에 있어 베이스 노트에 위치하는데요. 거칠기도 하고 부드러운 잔향을 남겨주는 내추럴 적인 노트입니다.
우디의 내추럴한 향기는 독자적으로 향기를 맡을 수 있지만 다른 노트와 결합하면 또 다른 향기를 만들 수 있어요. 예전에는 우디 노트의 사용이 단조로운 모습을 가졌었지만 근래에 판매되는 니치향수들을 보면 우디 노트를 상당히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을 볼 수가 있어요. 확실히 트렌드가 바뀌는 것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구독자분들은 우디 노트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요? 나무 냄새가 뭐가 다를 게 있어 하지만 우디 노트는 상당히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이에요. 또한 다른 노트보다 다양한 천연 오일과 아로마 케미컬들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플로랄 노트보다 우디 노트의 조향을 좀 더 섬세하게 하는 경향도 생겼답니다.
우디 노트는 향에 있어서 베이스 노트의 머스크처럼 무게감을 조절해 주고 있는 부분이에요. 잔향을 남기기 위해서 머스크 부분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우디 노트도 이용하는 편입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아로마케미컬 경우는 단독적인 우디 노트의 향기보다는 우디와 앰버(amber)가 결합된 향료의 개발 이 이루어졌어요. 사실 요즘에 판매되는 향수에서 우디앰버(woody amber)가 없는 향수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빈번하게 이용되어 집니다.
이 원료들을 사용하면 지속력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향에 대한 볼륨감이 더해진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향에 있어서 볼륨은 어느 특정 노트가 날카롭게 발향이 되거나 특징적인 노트가 느껴지는 것이 아닌, 풍성하면서 화려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라 생각할 수 있어요. 이런 볼륨감이 많으면 좋겠지만, 볼륨감이 지나치게 많아져 버리면 탑 노트 부분의 임팩트가 부족하여 시작부터 애매모호 해지거나 잔향감이 떨어질 수 있기에 적당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이처럼 밸런스만 잘 맞춘다면 매우 효과적인 노트인 우디에 대해서 이제 하나씩 탐구해 보기로 해요.
시더우드 (cedarwood)
우디 노트에 있어서 거의 대명사 급이라 할 수 있는 시더우드는 다른 말로는 향나무라고도 해요.
시더우드 같은 경우는 마치 연필 깎고 난 후의 향이라 일반인들은 쉽게 접할 수 있어요. 그 이유는 연필에 사용되는 목재는 연필향나무라고 하여 시더우드 종의 나무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인지할 수 있어요.
향료에서는 시더우드 계열의 내추럴 오일은 보통 4가지 정도를 사용합니다. 보통은 산지 혹은 종으로 구분하는데 텍사스산(texas)과 버지니아산(virginia)의 향취가 비슷하며, 아틀라스(atlas)종과 히말라얀(himalayan)종의 향취가 유사합니다.
물론 이 두 그룹은 이름은 시더우드로 통칭하지만 내포하고 있는 구성 성분은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더우드 텍사스와 버지니아는 정말 나무껍질의 냄새처럼 천연의 목재의 향취가 나며 버지니아가 조금 더 텍사스보다 부드러운 향취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더우드 아틀라스와 히말라야는 서로 성분의 엇비슷하며 나무의 거친 냄새보다는 발사믹(balsamic)하면서 오일리(oily)한 향취가 특징입니다.
Super Cedar by Byredo
시더우드 하면 바이레도의 수퍼시더를 빼놓을 수 없겠죠. 오롯이 시더우드의 향취를 보여주기 위해 태어난 향수가 아닐까 합니다.
수퍼시더에는 버지니아산 시더우드 오일을 사용하여 깨끗하게 잘라 미끈하게 된 나뭇결을 보여 주듯이 단정한 나무의 냄새가 메인인 향수입니다.
이 외에 앰버와 머스크와 같이 어우러져 우디 노트의 거친 모습을 부드럽게 다듬어 주는 역할과 잔향을 극대화해 주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앰버는 베이스 노트에 치우친 향취를 산뜻하게 올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향수의 숨은 킥은 베티버라 할 수 있습니다.
Terre d’Hermes by Hermes
떼르 데르메스는 시더우드를 혼합해서 사용한 향수입니다. 버지니아와 아틀라스를 혼합하여 조율한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성적인 캐릭터를 노출하고자 우디를 사용했는데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 좋은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큼한 시트러스의 향취에 젖어 정신을 잃어버릴 때쯤 저 깊은 아래에서 묵직하게 올라오는 짙은 우디의 향취는 어딘가 모르게 듬직한 모습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방점이 되어 고급스러운 나무의 향취로 남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패출리 (patchouli)
시더우드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는 노트인 패출리입니다.
패출리는 광곽향이라 불리며 약재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주 원산지는 인도네시아이며 농장에서 흔하게 자라는 식물입니다.
패출리의 향기는 우디 노트에 속하지만, 나무가 아닌 꽃이라는 걸 알고 계셨을까요? 패출리는 꽃이 아닌 잎을 증류하여 오일을 얻습니다.
패출리의 향기는 얼시(earthy)하면서도 오래된 나무 목재의 향기를 연상하게 합니다. 또한 패출리 알콜(patchouli alcohol)의 함량에 따라서 그레이드가 정해지며, 함량이 높을수록 공정이 더해져 가격도 비쌀 뿐만 아니라 좀 더 청량한 우디의 향취를 가지고 있습니다.
Eau Capitale by Diptyque
오 캐피탈은 약간 그린한 시프레의 탑 노트가 시작되는 향기를 가지고 있어요. 미들 노트는 로즈 노트로 단순화하였고, 베이스 부분에는 패출리가 듬뿍 사용되었습니다.
사실 니치 향수에서는 예전부터 공식처럼 로즈+패출리 노트를 흔하게 사용했어요. 그 이유는 로즈 노트를 실제 로즈 오일을 사용하지 않고도 천연스럽게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플로랄 노트를 우디 노트로 변조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오 캐피탈은 싱그러운 조화로움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는 향취는 이상적인 우디라고도 할 수 있어요.
Chance by Chanel
샹스도 오 캐피탈과 마찬가지로 탑 노트의 시프레 느낌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미들 노트는 화이트 자스민이 사용되어 깨끗하고 발랄한 이미지가 있지만 베이스 부분에 머스크와 패출리가 더해져 좋은 잔향 감과 들뜨지 않는 분위기로 만들어 주는 장점이 있어요.
이 향수는 우디 노트가 많이 쓰였지만, 향기 자체가 무겁지 않아 젊은 세대들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진하지 않은 우디는 머스크 노트와 스위트한 바닐라가 잘 다듬어 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샹스가 탄생한 지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스테디셀러라는 것은 다 이유가 있겠죠?😉
베티버 (vetiver)
베티버는 최근 많이 사용되는 우디 노트입니다. 다른 우디 노트의 향기들보다 얼시(earthy)하거나 루티(rooty)스러운 향취가 도드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마디로 흙냄새가 많이 나는 나무 향기 입니다.
베티버는 패출리와 마찬가지로 나무가 아닌 식물 뿌리에서 증류하여 오일을 얻습니다.
베티버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혹은 마다가스카르, 아이티에서 생산되며 특히 자바섬 같은 경우는 화산 지대 토양에서 자란 베티버의 뿌리를 증류하면 갓 생산된 베티버 오일은 우디의 느낌보다는 스모키(smoky)한 향취가 더 많이 납니다. 로스팅한 커피 원두의 느낌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Vetyverio by Diptyque
순수한 베티버의 향취를 즐기기 위해서는 베티베리오 만큼 좋은 향수는 없을 것 같아요.
새콤한 자몽의 탑 노트와 부드럽고 달콤한 터키쉬 로즈의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에는 아이티산 베티버와 자바산이 섞여 강한 다크함의 힘을 빼려 하는 모습입니다. 파워풀한 느낌도 좋지만, 너무 강하면 전체 노트의 향취를 지배해 버리기 때문에 힘을 빼서 다른 노트와 서로 어우르게 해준 것이 베티베리오의 특색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드라이 아웃된 향취는 어딘가 모르게 나무의 거친 듯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지만 때로는 클래식한 모습에 빠져 추억을 상기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Tacit by Aesop
테싯 또한 베티버의 깊은 향취를 즐기기 좋은 향수입니다.
유자의 쌉싸름한 향은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하지만 오묘하게 토속적이며 개운한 느낌을 가져다주기 충분합니다. 미들 노트에는 아니스의 향취가 한방약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베티버와 머스크, 앰버와 혼합되어 부드럽지만, 임팩트를 확실히 줄 수 있는 향기로 완성해 줍니다. 아로마틱한 미들 노트의 향취와 우디가 서로 어울려 고요한 숲속 사찰에 온 듯한 착각을 가져다줄 만큼 테싯은 자연의 향기로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향수로 사용하기 좋지만 때로는 잠들기 전에 필로우 미스트처럼 사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호불호가 있는 향기라, 좋아한다면 한 번만 사용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니크한 향기가 매력인 테싯입니다.
아직 못다 한 우디의 이야기는 다음에 더 풀어보도록 할께요~ 여러분들이 모르고 있던 우디는 아직도 많이 있으니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그럼, 다음 편에서 또 만나요~!